대감집 노비가 될 걸 넋두리

20년 전에 닷홈이란 웹 호스팅 업체가 있었다. 친구들은 모두들 제로보드 사용을 위해 My SQL이 지원되는 웹 호스팅 업체에 유료로 나야나에서 계정을 받았고 난 무료 계정을 찾고 찾다가 닷홈에 둥지를 텄다. 하지만 난 홈페이지 같은거 있어봤자 찾아 오는 사람도 없었고 와봤자 볼 것도 없었다. 그래서 한 참을 버티다가 이글루스 계정을 팠다.

남들 다 하는 싸이월드를 했다. 오프라인 인맥 기반 서비스여서 서로 서로 미니홈피에 들어가서 사진도 보고 '퍼가요~♡'도 하면서 그렇게 지냈다. 하지만 여전히 개인 홈페이지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었고 추후에 계정 용량의 한계가 있어 이글루스로 완전히 이사 오게 되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내 주 사용 이메일은 드림위즈였다. 고등학생 때 세이클럽 '타키' 메신저를 주로 썼고 서브로 드림위즈 '지니' 메신저를 썼었다. 뭐 SK랑 연동되어서 무료 문자를 사용할 수 있는 '네이트온'도 자주 쓰긴 했었다.

아이폰이 세상에 나오고 인터넷이 PC가 아닌 모바일 기반으로 손쉽게 접하게 되면서 마이스페이스 같은 것들이 싸이월드를 위협하나 했지만 싸이월드는 나름 견고했던 것 같다. 하지만 페이스북 등등 모바일 기반의 앱들이 나오면서 PC로 주로 사용해야만 했던 싸이월드가 점점 죽어갔다. 그리고 내가 오래도록 써 왔던 드림위즈도 이메일 서비스 종료를 알려왔고 비주류였지만 나름 사용자 층이 탄탄했던 이글루스도 언제 없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가 되었다.

왜 내가 몸 담았던 인터넷 공간은 그렇게 다 하나 둘 씩 문을 닫는걸까? 이럴 줄 알았으면 일찌감치 친구 따라서 네이버 블로그나 할껄. 그 땐 네이버보다 이글루스가 훨씬 블로그 하기 좋았는데..... 이제는 완전 전세 역전이다.

요즘엔 브이로그니 뭐니 하면서 유튜브도 조금씩 깔짝 거려봤지만 역시 블로그가 최고다. 난 요즘 세대가 결코 될 수 없을 것 같다. 검색도 유튜브로 하고 검색 결과도 동영상을 보면서 얻는다고 하는데 난 글자랑 사진이 훨씬 좋다. 그저 이글루스가 오래오래 서비스를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뿐...


아니... 얘기가 산으로 갔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게 아니라..... 트위터가 말이야.... 암튼 그렇게 됐으니 탈퇴하려고.... 그래서 이 생각 저 생각이 들어서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역시 결론은 '대감집 노비'였어

덧글

  • 참홍삼파워 2022/11/11 14:36 # 답글

    저도 글이 더 편하네요.. 영상은 내가 원하는 정보가 있는 구간을 딱 캐치하기가 힘들잖아요ㅋㅋㅋ
    글구 이글루스는 네이버 검색에 걸릴 일이 없다 생각하니 아무말이나 휘갈길 수 있어 마음이 더 편하드라구요 (구글링은 조심해야하지만..)
  • TORY 2022/11/12 21:55 #

    맞아요... 그러니 제발 이글루스 망하면 안돼 ㅠㅠㅠㅠ
  • 뉴비틀타고슝 2022/11/21 00:40 # 답글

    저도 영상보다는 글이에요. 진작 티스토리 이사갈걸. 왜 그때는 광고에 눈을 안 떴죠? 10년 전에 티스토리 생길 때 바로 이사 가서 글 쓰고 광고 달았으면 벌써 부자 됐을 너낌. 톨님은 html 코드도 잘 만지니까 돈 진짜 마니 벌었을 거 같은데. 네이버는 광고료도 눈곱만큼 줘서 정털려요.
  • TORY 2022/11/21 07:25 #

    한때 블로그 순위라는 사이트에서 확인해보면 상위 4%라고 신기해 하던 때도 있었는데....
    정말 티스토리 매우 아쉽지만 뭐 보는 눈이 나쁜 나 자신을 탓해야죠 엉엉
    네이버....... 광고 클릭수 연연 말고 말고 차라리 쪽지로 오는 체험단 바이럴 이런거 잡아볼까 하는 생각도 드는 요즘이에요..
  • TORY 2023/03/18 20:14 # 답글

    트위터 걱정할 때가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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