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아 똘똘이가 왔어. 그래도 괜찮아? 넋두리

토요일 아침, 똘똘이 꿈을 꿨다.
이번이 네 번째다.
세 번째 꿈은 똘이의 마지막 밤이었고 내가 함께 있었다.
이번엔 내 품에 안겨서 멍멍 했다. 그냥 예전 모습으로, 예전처럼 내가 강아지를 안고 어느 실내로 들어갔다. 병원 근처에만 가면 멍멍 하는 것 처럼 가기 싫다고 멍멍했다. 내 품에 누워서 멍멍 하는 주둥이가 너무 귀엽고 계속 생각난다.
사실 그 꿈의 주인공은 또링또가 아니었고 또링또는 그저 내가 꿈 속에서 생활하는데 항상 거기 같이 있었던 일상을 나타내준 것 같았다. 꿈의 내용은 잉복이로 사람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어 우와- 우와- 하는 것이었다. 잉복이 주차 할인을 위해 할인권을 받으러 가는데 또링또를 품에 안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던 거다.










어젠 너무 컨디션이 안좋았다.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렸고 쌀쌀한 날씨였다. 기온 체크를 했지만 반팔 옷을 챙겨 입은 내 잘못이 크다. 힘겹게 하루 일과를 보내고 겨우 퇴근. 아무 생각 없이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하얗고 작은 강아지 한 마리가 현관을, 나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




심장이 쿵 하고 내려 앉았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았다.
터져 나오는 눈물에 목이 메었다.
옆에 있는 목걸이에는 "똘똘이"라고 적혀 있었다.


보고 더 슬퍼하는 건 아닌지, 더 기억나서 마음 아파하는 건 아닌지, 시간이 흘러 아물어 가는 걸 들춰내는 건 아닌지 걱정했지만 내가 강아지를 영원히 기억하고 슬퍼할 것 같아서 결심했다고 한다. 언제든 어디서든 나랑 함께 하고 싶어서 다시 왔다고 했다.
한 참을 바라보며 내 안에 소용돌이 치던 감정을 밖으로 흘려보냈다. 한 참을 울고 한 참을 바라보았다. 머리도 쓰다듬어 보고 '똘똘이'라고 적힌 목걸이도 채워 주었다.










똘이가 무지개 다리 건너 가고 바로 주문 제작했고 계속 수정의 과정을 거쳐 지금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완전히 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부분 부분 똘똘이의 모습이 보인다. 바로 가족 밴드에 사진을 올렸더니 L언니는 뭐냐고 하나도 안똑같고 새 강아지 데려올꺼냐고 왜 이름도 똘똘이냐고 화를 내는 모습이었다. 인형이라고 이야기 했더니 겨우 잠잠해 졌고 지미는 비슷하다고 했고 우리 쥰은 그저 똘이가 보고 싶다고만 했다. 그러다가 내게 카톡 한마디를 보냈다.


걔는 똘이 아니예요



똘똘이와 평생을 함께한 쥰
똘이라고 목걸이를 차고 있는 강아지 인형을 가족들이 마음 주니 그 인형이 미워진걸까? 무지개 다리 너무에 있는 똘똘이를 가족들이 잊을까봐 상처를 받은걸까?
전화를 걸었더니 한참을 울먹인다.
어린 마음에 속이 상한 거겠지.

우리 가족 모두 밴드에 내가 올린 강아지 인형 사진을 보고 동요했던 것 같다. 엄마도 말씀하진 않으시지만 역시 많은 감정을 또다시 느끼셨겠지.

삶과 죽음이란 건 뭘까.
찰나의 순간에 너의 생명은 이 세상에서 사라졌고 그게 벌써 두 달이 넘어간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고 모든 게 똑같이 흘러간다. 이 세상엔 오직 너만 없다.
눈에 보이는 물리적 형체가 참 많은 위로가 된다. 하지만 우리 또링또가 너무 보고 싶고 '진짜 똘똘이'를 막내이모가, 가족들이 잊어갈까봐 인형 똘똘이를 미워하는 쥰의 마음도 내 마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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