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직장 이야기 넋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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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랑 코스모스가 가득 피었다.
여기서의 마지막 가을이 시작되었다. 올 봄도 마지막 봄, 지난 여름도 마지막 여름. 이제 온 가을도 마지막 가을. 어제 봤던 코스모스도 해바라기도 마지막 코스모스와 해바라기.
5년. 참 길다.
20대에 와서 30대가 되었다.
5년동안 그 많은 방지턱 넘느라 넝마가 된 비둘기 이제 RIP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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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인가부터 직장에 고양이가 보이기 시작했다. 열 살짜리가 주인이다. 아니다. 그 열 살짜리가 키우고 싶어서 길고양이를 데리고 온 거다. 청소해주는 여사님이 주인이다 등등. 주인이 누군가에 대해 무성한 소문만 있었지 아직까지 누가 주인이고 어디가 집 인지는 모르겠다. 단지 꼬마들이 '망고'라는 이름을 붙여 주어서 다들 그렇게 부르고 있기만 하다.

작년 '참 정 없는' 관리자들에게 눈도 많이 흘겼다. P는 식당 주변에서 어슬렁 거리는 망고를 향해 발로 땅을 차며 위협을 했고 VP는 망.할 고.양이 망고라며 빗자루를 들고 내쫓았다. 그 모습을 보고 참 정 없으시네. 작게 궁시렁 댔더니 그건 또 어떻게 알아 듣고 민원오면 어쩔것이며 위생상 어쩌고를 한다.
민원과 위생상 어쩌고여도 꼭 그렇게 망.할 고.양이라며 동물 혐오의 모습을 어린 것들 앞에서 보여야 했을까.
애들은 밥만 먹으면 망고를 찾아가 함께 지내며 놀아 준다.
나도 마주치면 무조건 만져주는데 요 녀석이 수다쟁이에다가 애교도 많아서 너무 사랑스럽다.

그런데 지난주 화요일인가 직장 거의 다 가서 도로 한 가운데에 망고랑 똑같은 무늬의 고양이가 누워 있는 걸 봤다. 로드킬인지 분간은 안갔지만 외상은 전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저렇게 가만히 죽은 듯이 누워 있는 거라면 진짜 죽은게 아닐까? 마음이 좋지 않았다. 직장에 도착해서 어린것들에게 묻거나 이야기를 꺼내려 했지만 나름 상처가 될 듯 하여 그냥 입을 닫고 있었다.

그런데 다음날! 방송 준비를 하러 강당에 갔다가 나오는 길 놀이터에서 망고를 봤다!!!!
완전 반가운 마음에 불러서 사진을 왕창 찍고(마침 카메라를 가져간 날) 완전 긁어줬다. 아 반가워.
너 아니었구나. 다행이다. 올 해도 내년에도 그 다음에도 어린 녀석들이랑 무탈하게 잘 지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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