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링또 이야기 넋두리

원래 또링또는 본가에서 온 가족과 함께 사는데 이번에 나 빼고 모두 태국가서 그동안 나랑 있기로 했다. 근데 이사하고 나서 새로운 집 적응 하기도 전에 바로 내가 출근하니까 집에 혼자 남으면 스트레스 완전 쌓이겠지.... 안그래도 어제 화장실 가라고 중간 문 열어두고 갔더니 퇴근할 때까지 현관 앞에서 있었나보다. 퇴근하고 와서 문 열려고 하자마자 현관 바로 앞에서 짖는 소리..

혼자 있던 녀석 달래고 있으니 인터넷 기사분 와서 인터넷 설치. 아파트가 오래되서 한참 걸렸는데 기사분 가기 전에 함께 서서 나중에 전화오면 평가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똘똘이가 갑자기 기사분 다리 붙잡고 마운팅;;;; 그 분 완전 당황함. 나도 어이없고 부끄러워서 웃다가 하던 얘기 하고 마치려는데 인터넷 기사님 완전 당황했는지 허허허 웃는게 그치질 않아;; 난 말 꺼내려다가 또 하하;; 하고 죄송하다 하고. 아 진짜 괜히 얼굴까지 빨개지려고 했음; 암튼 그렇게 인터넷 설치하고 이것 저것 정리하는데 초인종이 울린다?

누구지. 잡상인? 이 시각에? 옆집 사람이었다. 개가 하루 종일 짖어서 난리도 아니었다고. 아래층에서도 올라오고 하루 종일 짖어서 자기 남편 2교대 하고 와서 자야하는데 너무 시끄러워 술 한 잔 하고 잤다고. 하루 종일 짖더라고. 낮에 와봤는데 사람이 없어서 혼자 있어서 짖은 것 같다고.
헐; 아니 이런 민폐가; 일단 거듭 사과. 어제 이사와서 낯설고 혼자 있어서 그랬을 거다. 원래 여기 안살꺼고 금방 갈꺼다. 미안하다. 며칠 뒤에 갈꺼다. 미안하다.고 사과. 근데 얘가 혼자 있으면 울기만 하지 짖지는 않았는데 이 날은 또 현관 문 앞에까지 나와서 하루 종일 짖었나 보다. 낮에 사람 없다고 말한 걸 보면 분명 초인종도 눌러봤겠지. 그럼 더 짖었겠지; 이 놈. 첫 날부터 옆 집과 강제 안면 트기 시켜주네.

중간 문 안닫아서 더 크게 들렸겠지. 현관까지 나와 있어서 쩌렁쩌렁 울렸겠지 싶어 오늘은 방 안에 배변판도 두고 문 닫고 출근하기로 했다. 하울링 하는 소리 정도는 방음되겠지 싶었다. 일단 상황 파악을 위해 아프리카TV 방송 시작 하고 다른 방에서 아이패드로 방송 잘 되나 확인하고 있는데 울기 시작; 나간줄 알았나 보다. 조금 더 지켜봤는데 우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서 안되겠다ㅠㅠㅠㅠㅠ 그리고 우는 것도 뭐라고 하지 않을까 싶고..... 그래서 결정. 학교 가자 똘이야.


하루 종일 차 안에서 불편하진 않을까 싶지만 그래도 휑하고 낯선 집에서 혼자 울며 있는 것 보단 그나마 익숙한 차 안에서 자는게 나을 듯 하다. 불쌍한 똘이. 주차하고 나오는데 역시 멍멍. 그치만 차에선 멍멍 조금만 하고 금방 포기하니까...... 똘이 미안.


오늘 과학의 날 행사라 3교시까지 교내 대회를 해서 애들 과학상자 만드는 거 보다가 슬쩍 주차장으로 나와 봤는데 곤히 자고 있네. 불쌍한 놈 ㅠ 근데 VP 옆에 주차를 해 놓은 게 좀 걸린다. 가끔 한적한 곳에서 통화하러 차 옆으로 가시던데..... 이런 저런 걱정을 하며 학교 쪽문에 들어와 짠한 마음에 계속 차를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나타난 VP님;; 역시나 본인 차량쪽으로 가심. 아.... 인기척에 똘이가 깼나 보다. 화들짝 놀라시더니 웃는건지 우는건지 모를 표정으로 내쪽으로 오심. 나는 또 출입문 열고 VP님께 곤히 잘자는데 왜 가서 깨우냐고 타박; 저 안에 둬도 안 죽냐 하
시더니 쿨하게 교실에다 놔~ 하심. 오옹 ♡ㅅ ♡ VP님과 사랑에 빠질 뻔 함. 하지만 겉으론 에이 어떻게 그래요호홍.했음
이히 잘됐다. 점심 먹고 와서 운동장 한 바퀴 돌고 교실에 데리고 와야지. 오늘은 왜 밥도 맛있음? 차조밥,물만두국,브로콜리,생선커틀릿,깍두기 완전 기분좋게 먹음. 밥 먹기 전에 미리 애들한테 비밀 털어 놓고 혹시나 싫은 사람 있냐고 물어보니까 없단다. 애들이 더 신남. 운동장 나가서 신나게 뛰어 놀고 잔디밭에 구르고 응가도 하고 가방에 싸서 조심조심 교실로. 낯선 곳이라 역시 두리번 거리기는 했지만 불안해 하진 않는다. 한 시간 정도는 내 무릎에 있다가 자세가 불편해 가방에 무릎담요 깔고 놔주니 있는 듯 없는 듯 소리도 없이 잘 있는다. 역시 우리 또링또는 산소 같은 너. 우리 반에서 돌봄 하는 데 돌봄 하러 온 애들이랑 돌봄 강사님 또링또가 있는 줄 모름. 혹시나 나 교무실 다녀 오는 동안 끙끙 거리진 않았나 우리 반 녀석 몰래 불러 물어 보니 아무 소리도 안냈다고.

다음주 월/화만 잘 있으면 된다. 수요일 아침 도착이라니까 화요일 저녁에 퇴근하고 올라가 같이 자고 수요일 아침에 나 출근 하고 조금만 있으면 가족들 오겠지. 내일은 신나게 논두렁 밭두렁 뛰어 놀러 가야지♪

덧글

  • sincerity 2014/04/05 00:16 # 삭제 답글

    다행이다. 오늘 학교에서 잘 보냈구나.. 왜 눈물나지 ㅠ.ㅠ
    좋은분이네 VP 이뻐해주게쓰~
    우리 똘이 얼마나 착한데, 말썽도 안피우고, 얌전히 조용히 ㅠ.ㅠ
    낯선곳에서 하루종일 혼자 있었으니 얼마나 스트레스 받았을까 ㅠ.ㅠ
    어제는 쥰이 크이모 방에 들어가다가 도씨가 뭐라 뭐라 하면서 따라오니까 '쉿 조용이해, 똘이삼춘 잔단 말이야!!' 하며 도씨를 타박
    똘이 기척이 없으니까 계속 자는줄 알았나보지
    지윤아 똘이삼춘 없어, 맘미이모네 갔어 하고 알려주는데 갑자기 또 핑~ ㅠ.ㅠ
    아무 소리 안내고 있어도 똘이가 있는거랑 없는거랑 너무 다른 집..
    주말 둘이 잘 보내~
  • 삼별초 2014/04/05 08:44 # 답글

    역시 애정이 담긴 애완동물은 사람이 꼭 있어야 되더군요
    친구는 그래서 여행도 마음대로 못간다고 하소연을...(남에게 맡기면 되겠지만 기르던 사람이 아니라 사람타는 경우도 있더다군요)
  • TORY 2014/04/06 20:32 #

    개도 고생 이웃도 고생.
    누군가에게 최대한 피해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게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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