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서울 갔을 때 마침 숙소 근처라 다녀온 안국 아몬디에Amandier.
유명한건 마카롱과 밀푀유. 마카롱은 왠지 취향이 아니어서 밀푀유만 샀다.

느긋하게 가게 안에서 먹고 오고 싶었지만 일정상 포장했는데 뭔가 한 참 걸리더라.
주문한건 밀푀유MILLEFEUILLE 2개랑 타르트 프레즈Tarte Fraise. 그리고 빵은 치아바타Ciabatta랑 뺑오쇼콜라Pain au Chocolat.
계산 먼저 하고 마카롱 구경하고 다른 손님 와서 자리 옆쪽으로 한 발 비켜주고 어쩌고 하다보니
진열대에서 어떤걸 꺼내는지 못 본 게 실수....
사실 주문할 때
'진열대에 있는거... 저거 분명히 오페란데 왜 이름이 다르지? 타르트는 아닌데? 내가 잘못안 걸 수도 있으니까 그냥 이름표 보고 읽고 주문하자.'
하고 "밀푀유 두 개랑 타르트 프레이즈 하나 주세요.'했다.
점원은 내 주문대로 포장을 했고 집에 와서 풀어 본 나는 아차 싶었지.
내가 원한 그건 오페라가 맞았는데 가격 써 있는 이름표 위치가 한 줄씩 밀려서 엉뚱한 거 앞에 있었던 것...
당췌 프레즈가 뭐여. 이거 오페라 아닌가요?라고 한 번 물어봤으면 좋았을 것을 혹여나 무식한 티 날까봐 잠자코 시켰는데
이게 더 무식한 행동이었어 ㅠㅠㅠㅠㅠ
에끌레어는 아직 안나와서 못샀고 눈 앞에 있던 그 오페라 꼭 한 번 먹고 싶었는데........

암튼, 집에 와서 포장을 풀어 보니 이렇게 딸기타르특가 눈앞에 뙇!
fraise가 뭔가 검색해 보고 그게 딸기구나~ 하고 알았다. 심지어 나는 프레이즈라고 했어 ^^
죽을 때까지 못 잊을 불어군아
가격은 밀푀유 \6,500, 타르트 프레즈 \7,500
심지어 비싸기까지 ^^

요것이 삼순이가 아픈 삼식이를 위해 만들어 간 밀푀유.
천개의 잎이라는 뜻으로 바삭바삭한 페이스트리+크림이 있는 디저트.
이름도 거창하고 가격도 거창하고~

요놈이 딸기 타르트...
내가 딸기타르트를 정말 사먹게 될 줄은 몰랐어......
더구나 이렇게 비싼건 ㅠㅠㅠㅠ
크기가 크니까 더 비싸겠지, 나름대로 합리화한 뒤 흥분을 가라앉히고 밀푀유 먼저 공격

눈으로 보기엔 천 개의 잎사귀는 커녕 어쩐지 눅눅해 보인다?

깨진 똥단지 다루듯 살살 모셔왔지만 그래도 살짝 주저 앉은 모습 ㅠ
크림이 궁둥이 같은게 귀여운데? ㅎㅎㅎ


케이크를 보호해 주고 있던 비닐을 벗기니 둥글둥글 크림이 비닐에 묻어서 그것 먼저 혀로 핥으려다가 참음.
아무튼 바닐라빈이 콕콕 보이는 게 빨리 먹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남!
하지만 페이스트리 특성상 예쁘게 먹기엔 다 틀렸고
내 손에 무너지기 전에 눈으로 실컷 보기나 하자. 하고 한참을 요리조리 돌려보며 감상. 그리고 바로 폭격!

오동통한 크림은 바로 뭉개지고 천개의 잎사귀가 그 이름값을 하는 구먼;;;
겉보기엔 바삭해 보이지 않고 심지어 눅눅해 보이기까지 하지만 먹으니 다르다.
페이스트리와 크림이 오묘한게 맛있다.
그렇지만 내가 상상한 맛은 아니었고 그렇게 맛이 꼴꼬닥 있진 않았다.
한마디로 내 스타일은 아닌듯?


곧이어 실수로 나와 만난 딸기 타르트..
타르트지도 크고 딸기도 크고 암튼 크기는 맘에 들었으~
역시 바닐라빈이 콕콕 보이는게 시각적으로도 만족.

조심 조심 반을 갈라보니 딸기가 참 실허네
난 딸기 모양이 뒤죽박죽이라 올릴 때 모양이 미워지던데 정 중앙에 거대한 딸기 하나가
중앙에 정확히 자리잡고 있고 주변으로 뱅뱅 둘러가며 반쪽 딸기도 균형잡고 잘 서 있는데.
일단 비쥬얼은 나무랄 데가 없군.

아낌없이 넣었나 보다 바닐라빈. 그래서 비싼가?!
아몬드 크림을 베이스로 굽고 그 위에 커스터드 크림을 발랐는데
커스터드 크림이 뭔가 좀 다르다. 내가 먹어오던 크림과는 좀 다른 맛.
맛있다. 내가 만든 것보다 훨씬 맛있다.
비싼 값을 하는 구나!
하지만 역시 커스터드 크림은 내 스타일이 아닌 듯.


디저트 말고 치아바타(\3,500)랑 뺑오쇼콜라(\2,500)도 샀는데
치아바타는 여태 먹어본 것 중에 제일 겉이 딱딱했다. 당일 바로 먹었어야 했는데
좀 뜯어 먹고 놔뒀더니 완전 딱딱해져서 맛이 없어짐 ㅠㅠㅠㅠㅠ
뺑오쇼콜라는 그냥 무난했다. 포장해 가지고 오다가 눌려서 거북이 같이 변한 모습이 좀 안쓰럽지만
전자렌지에 10초 정도 돌려서 먹으니 역시 너의 사랑 나의 사랑 뺑오쇼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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