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Day 1) - 서울에서 크라이스트처치 1박 2012 뉴질랜드 캠퍼밴

2012.1.20. 금 - 출발
2012.1.21. 토 Day 1


늘 시작은 여권과 항공권으로..


  유여사님을 모시고 가는 세계명산기행의 마지막으로 내년 여름 미주 여행을 떠나려고 가족끼리 적금을 붓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 겨울엔 따뜻한 곳을 찾아 동남아 지역이나 짧게 다녀오려고 했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생각지도 않았던 뉴질랜드 행이 결정되었다. L언니가 전부터 눈여겨 보았다던 가족단위의 캠퍼밴 여행이 크게 작용한 듯. 거기에 뉴질랜드 자연까지 합해져 동남아에서 뉴질랜드로 여행지 급변경.
  따라서 항공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고 하고, 미리 계획했으면 몇 달전에 예약했을텐데 그렇지 않아서 가격도 비싸게 주고 구했단다. 아무튼, 한국에서 캠퍼밴을 미리 예약(프로모션 기간 중이어서 4인승보다 6인승을 싸게 예약)하고, 대강의 루트만 짠 뒤 별다른 준비도 없이 뉴질랜드로 출발.
  여행이라는 것을 찾아서 다니지 않고 그냥 돈내고 몸만 따라가는 내게 있어서 이번 여행 준비는 정말로 더 별거 없었다. 그냥 내가 한 것이라고는 크리이스트처치 맛집 찾고 반팔옷 챙기는게 땡. 아, 국제 운전 면허증 발급 받는 큰 일을 하나 했었지 참.




  지난 설 연휴가 시작되었던 1월 20일 저녁 8시 비행기를 타러 3시 반쯤에 공항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차가 굉장히 많이 막혀서 느긋하게 있을 수가 없었다. 겨우 도착해 수속하고 (그나마 체크인을 미리 해두어 다행) 밥먹고 하니 시간이 별로 없다. 원래는 마티나 라운지에서도 흥떵흥떵 이것저것 집어먹으며 여유부릴 작정이었는데 유여사님만 라운지에 넣어드리고 L언니랑 나는 5분도 안걸려내 선글라스와 엄마 립스틱 쇼핑을 마침. 원래 롯데면세점 가려했는데 우리 탑승장이랑 롯데면세점이랑 너무 멀어서 그냥 신라면세점에서 후다닥 결제했다. 선글라스는 L언니가 사주는 올 해 생일선물. 급하게 샀지만 맘에 든다. 땡큐! 내 생에 첫 선글라스♪




우왕~ 국적기다~


  비행기는 두번밖에 안타봤지만 그래도 왠지 국적기라 하니 감회가 새롭다. 허구헛날 뱅기 타는 L언니에겐 국적기가 갖는 의미가 더 클테지. 하지만 이번 비행기.... 너무 꼬졌다. 핸드셋 색도 바랬고 비디오 시스템도 내가 재생하는게 아니라 중앙에서 동시에 상영하면 내가 채널 돌려서 보고 싶은거 보는 형식..... 일단 시드니까지는 9시간 정도 가는데 그 긴긴 시간 무얼하며 보내나.... 재밌는 영화도 없고 -_ㅠ 그치만 하나 좋은 것은 슬리퍼 제공. 잘 쟁여뒀다가 여행동안 신어야지.






날고 날아 드디어 호주다. 먼 동이 튼다.
기내식도 얌냠 먹고 잠도 쿨쿨 자고 하니 어느새 날이 밝아온다.







"미친년 한구잽이 한 머리." by 유여사

지친다... 얼굴엔 개기름이 줄줄나고 온 몸이 다 불편하다.
이런데 공항패션 따위 찾는 사람들이 존경스럽다.





시드니공항 도착.


  대기시간이 겨우 2시간이어서 내리자마자 담박질해서 에미레이트항공 체크인. 한숨 돌리고 밖을 보니 날이 흐린게 비가 내리는 것도 같다. 서울에서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갔을 때 서울은 한파가 닥친다고 했었고 뉴질랜드와 호주는 계속 비가 온다고 했었다. 비는 싫은데... 지난번 파리에서도 비때문에 고생 많이 했는데...... 뭐 어쨌거나 사람들의 행색을 보니 그제서야 내가 남반구에 있구나 하는 걸 자각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남은 시간동안 면세점 구경. 면세점 구경이라고 해봐야 규모도 작고 해서 바로 비행기 탑승








이열~


  우와. 비행기 좋다. 새 뱅기의 냄새가 풀풀~ 화면은 무려 터치도 된다!!! 그리고 왼쪽엔 전기 꼽는 곳도 있고 오른쪽엔 usb 단자도 있다. 컵홀더도 있고 매우 좋다. 3시간의 짧은 비행이었는데 잠도 자고 점심밥도 먹고 모던패밀리 에피소드 하나를 때리니 도착.




시드니 땅에선 비가 왔는데 구름 위로 올라가니 청명한 하늘






한치앞도 볼 수 없었던 구름층을 지나니 나타난 넓은 들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 심사를 하러 가는 도중에 면세점이 하나 있다. 밖에서 사들고 오지 못하게 하면서 자기네 면세점 이용하라는 거네. 입국장에 면세점 있는 건 또 처음 봤다. 아무튼, 출입국 심사를 마치고 막 나가는데 어떤 사람이 다가오더니 Ryu씨가 맞냐고 묻는다. 짐이 도착하지 않았을 수도 있으니 문제가 생기면 자기를 찾으란다. 뭐야? 기분 잡치게.
  제발 아무일 없기를 빌면서 짐 찾는 곳으로 잽싸게 갔다. 한 사람당 하나씩 부쳤던 우리 캐리어는 2개밖에 올라오지 않았고 끝까지 마지막 남은 짐이 올라오길 기다렸지만 우리 말고 다른 주인을 찾는 가방 두어개만 계속 빙빙 돌고 있었다. 그리고 컨베이어벨트 주변엔 우리 말고도 서너팀 정도의 사람들이 자기 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행 시작도 전에 김 팍 새네


  아무리 기다려도 올라오지 않는 우리 짐가방. 관련 데스크에 가서 여차저차 서류 작성을 했다. 대체 우리 짐은 어디로 간 걸까. 시드니에서 행방불명 된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인건 옷가지며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식품이 든 가방이라는 것. 고추장, 라면, 참치캔, 김, 미역 등등. 유여사님의 입맛을 지켜줄 소중한 것들인데....






크라이스트처치 국제선 도착장은 서울 고속버스터미널보다 작다.


  L언니의 폰번호와 처음 묵게 될 숙소 주소 및 연락처를 적어 두고 가방은 꼭 찾을수 있을 거라는 전혀 믿음 안가는 멘트와 빠르면 내일 오전에 연락을 주겠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검색대를 통과하고 밖으로 나왔다. 가방이 사라지다니..... 이건 정말 말도 안돼. 이럴수가. 도착하자마자, 여행 하기도 전에 기분이 더럽다.








여름이라지만 바람도 많이 불고 덥진 않다.

  공항 도착장에 핫라인으로 주변 숙소와 전화통화할 수 있게 해 두어 오늘 묵을 숙소에 전화로 픽업을 요청했다. 밖으로 나오니 파란하늘, 따뜻한 바람. 아, 내가 오긴 왔구나. 사라진 캐리어 때문에 처진 기분이 그마나 예쁜 하늘 덕에 나아졌다. 시드니에선 비가 와서 걱정을 했는데 이리 예쁜 하늘이 맞이해 주니 '내일 걱정은 내일 모레'나 해야겠다. 숙소 셔틀이 오기 전까지 유여사님을 찰칵찰칵 많이 찍어드렸다.






차로 5분거리에 위치한 첫 숙소-Airport Birches Motel


  남미삘이 나는 젊은 아저씨가 와서 우리를 숙소로 데려갔다. 푸릇푸릇, 알록달록. 한국에선 거의 1년전에 보았을 색들이 보인다. 와이파이는 무료. 대충 짐을 풀고, 사라진 식료품 가방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할 겸 잠시 쉬기로 했다.





작은 뒷뜰도 있는 방으로 배정.




쭉 가면서 각 방이 있다. 취사도구 완비.
그리고 저기 미니 티 박스는 무료.
나름 웰컴쿠키도 있다.







콜택시를 불러 번화가로...


  대충 정신을 차리고 한국에서 찾아간 크라이스트처치 맛집 중 하나인 라 포르체타La porchetta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콜택시를 타고 갔는데 택시비가 꽤 나왔다. 나름 번화가라고 있는 것 같은데 거리에 사람이 하나도 없다. 이 날은 토요일이었는데도 말이다. 상가도 거의 문을 닫았고 그나마 식당에만 사람이 조금씩 있다. 아.... 우울해. 사람이 북적이는 명동 거리같은건 딱 질색이지만 이렇게까지 사람이 없는 것도 참 그렇다.
  아무튼, 예정대로 라 포르체타에서 피자와 파스타로 저녁을 먹고 비상 식량을 구입하기 위해 조금 걸었더니 익숙한 한글 간판이 쭉 보인다. 한인 상가인가 보다.





앞날은 알 수 없기에 얼른 사버리자


  한국슈퍼에서 고추장, 쌀, 라면 등을 구입. 내일 짐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 하니 너무 많이 사는 것 아니냐 vs 내일부턴 큰 도시를 거치는 것도 아니고 일단 왔으니 사두는 게 좋다. L언니와 나 사이에 약간의 의견 충돌이 있었으나 그냥 사는 걸로 합의. 이제 배도 따시고 비상품도 구입했고 하니 다시 숙소로 돌아가자.
  아까 시내로 나오는 택시비가 상당해서 다시 택시를 타고 가기에 약간 부정적인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천천히 구경하며 걷다가 택시가 보이면 타기로 했다. 하지만 거리엔 사람도 없고 도로엔 차도 그리 많이 다니질 않았다. 토요일 저녁인데 말이지. 그리고 더욱이 리카톤 거리 맥도날드 앞엔 택시가 있으니 그걸 타면 된다고 여행 관련 책자에서 봤는데 맥도날드 앞에 택시는 단 한 대도 없었다.
  걷기 좋아하는 유여사님과 택시비로 민감한 톨님은 그냥 끝까지 걸어가지 뭐. L언니는 걷기엔 좀 많이 멀어.








예쁜 마을


  걸으면서 동네구경 건물구경 공원구경. 처음엔 재밌었는데 점점 다리가 아파오고 아무리 걸어도 걸어도 숙소가 나올 생각을 않는다. 아 지친다. 어느 시점에선가 유여사님은 제트엔진을 장착하시어 두 딸을 내팽겨 치시고 끝내는 그 모습이 점으로도 보이지 않게 멀리 가버리셨다. 난 혹시 내가 택시타지 말자고 해서 엄마 다리아프신가, 그것 땜에 화나셨나 하는 불안 불안한 마음으로 그 뒤를 쫓아갔고 느긋한 L언니는 내 뒤를 한참의 간격을 두고 따라왔다.
  거의 한 시간이 흘렀을까, 드디어 숙소 도착. 좌회전, 우회전도 심지어 약간의 꺾어짐도 없이 한 시간 넘는 거리를 그대로 쭉 직진만 했다. 첫 날인데 너무 힘들어. 이래가지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여행에 힘을 쓸 수 있을까.

p.s 지금와서 찾아보니 우리가 걸었던 거리는 6.2 Km.


<다음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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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Day 3) - 이국땅에서 차례지내고 테아나우로
2012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Day 4) - 구불구불 해안선의 밀포드 사운드
2012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Day 5) - 밀포드사운드에서 퀸즈타운 가는 길
2012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Day 6) - 퀸즈타운즐기기(숏오버젯/레포츠)
2012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Day 7) - 돌아가는 길은 처음과 다르게
2012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Day 8,9) - 크라이스트 처치로, 그리고 집으로

덧글

  • 동거녀 2012/02/06 10:43 # 삭제 답글

    첫날인데 너무 힘들어, 문장 보는데도 왜이렇게 부럽냐ㅠ
    갈 수 있을 때 가는게 좋은 거 같애~
    우리 가족은 이번에 나때문에 제대로된 휴가도 못갔어ㅠ
    아 담 이야기 궁금해~~~~~~~
  • TORY 2012/02/06 21:41 #

    [동거녀]님,
    첫날인데 완전 체력 소진 했어. 6Km가 뭐람; 운동할 때도 저것보단 덜 걷겠어ㅋㅋ
    이번 여행기는 좀 고퀄리티로 준비중인데 잘 되려나 몰라ㅎ
    그리고 휴가보다 중요한게 너의 건강!
    자기 아프지마 ㅠ
  • 와.. 2012/08/07 08:29 # 삭제 답글

    뉴질랜드 캠퍼밴 계획중인데 덕분에 정말 감사히 보겠습니다. ^^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라세엄마 2012/08/08 16:22 # 답글

    우 왕 ㅋㅋㅋㅋ 라포르게타가 맛 집 ㅋㅋㅋㅋ 대체 누가 그런 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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