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벌레 넋두리

아침에 운동을 마치고 샤워후 머리를 수건으로 말아올리며 고개를 든 순간 화장실 벽에 검지손가락 마디만한,
털인지 더듬이인지 다리인지가 셀 수 없이 많이 길게 달린 벌레를 발견.

으아아아강가아가!


한 번 소리를 지르고 얼른 밖에 나와 살충제를 찾았다. 다시 화장실에 가보니 안보인다. 다리가 졸라 많으니 그 많은 다리로 완전 빨리 사라졌나보다. 이동경로를 나름 추측하여 이곳저곳 살충제를 뿌렸다. 휴지통 뒷편에 털인지 더듬이인지 다리인지 알 수 없는 긴 그것이몇가닥 보인다. 살충제를 더 뿌리고 화장실 문을 꼭 닫고 나왔다.




많이 무뎌졌구나.
예전 같으면 사건 현장에서 로케트 발사하는 것처럼 튀어 나와 오그라진 몸을 펴는 것만 해도 오래걸렸을 텐데.
소리 한 번 지르고 끝나다니...
표정 변화 하나 없이 화학약품 가득한 그것을 분사할 때에도 전혀 망설임이 없었다.
미안한 마음도 없었다.




덧글

  • 킴시크 2011/07/16 07:47 # 삭제 답글

    글만 읽는데 온몸이 오그라드는 느낌 으윽; 날씨 덥고 습해지니까 꿈틀꿈틀 거리는 것들이 고개를 드나봐요.. 무뎌지신 게 좋을... 지도 몰라요 전 반대로 되게 무뎠는데 해가 지날수록 이상하게 겁이 많아져서 슬픕니다
  • TORY 2011/07/16 21:50 #

    [킴시크]님,
    아직도 쓰레기통 뒤쪽에 사체는 그대로에요. 처리를 못하겠습니다 ㅠㅠㅠ
    근데 정말 많이 무뎌졌어요. 하도 많이 접하니까 이제 그러려니 하나봅니다
  • sincerity 2011/07/18 11:08 # 삭제 답글

    톨님은 쫌 심하지.
    쫌 아니고 마~이 심하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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