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강아지, 우리 사랑하는 똘똘이 넋두리

전 보다는 많이 무덤덤해졌다.
나이가 들어 감정이 무뎌진걸까 아니면 그것을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내가 나이가 든 걸까.



고모네 동동이가 지금까지 정정하게 잘 있기 때문에 너무 걱정없이 지냈던 것 같다. 지금까지 살아 온 만큼 더 살겠지하며 아무생각없이 지냈던 것 같다.



한달에 서너번씩은 눈 체크를 꼭 하고 있었는데 요즘 그게 소홀해져서 가장 마지막으로 눈을 자세히 봐 준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사랑하는 우리 강아지야. 똘똘이야. 너의 그 예쁜 눈에 하얗게 뭔가가 보이는 것 같구나. 다른 그 무엇보다 백내장을 제일 조심하고 항상 체크하고 있었는데... 물론 그게 특별한 질병이라기 보다 노화로 인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네 눈에서 그것을 보고 싶진 않았는데.... 아직 병원에 가보질 않아서 확실친 않지만-천만다행으로 백내장이 아니라는 진단이 나와도 이제 나는 너를 떠나보낼 준비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겠지.



나는 말이야. 스무살 여름에 너를 만났고 네가 주는 기쁨은 이 세상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어. 단지 네가 함께라는 이유 단 하나만으로도 그렇게나 웃고 가슴벅차고 사랑으로 가득찬 삶을 살아올 수 있었어. 나는 네게 이렇게나 많은 것을 받고 행복한데 넌 우리와 함께여서 기뻤니? 행복하니?



이젠 정말로 생각을 하며 지내야 할 때가 온 것 같아.
돌이켜 보면 말이야, 너와 함께 했던 지난 8년이란 세월은 정말 푸근하고 따뜻한 느낌이야.



우리 애기야. 고마워. 널 만나게 된 것도, 크게 아프지 않고 잘 지내온 것도, 무엇보다 네가 우리 강아지라는 게 너무 고마워.
사랑하는 우리 강아지야, 우리 똘똘아. 그냥 자연스럽게 시간을 보내자. 조급해하지도 말고 스트레스 받지도 말고 자연스러운 과정이니까 그냥 그렇게 흘려두자. 대신 나 가끔씩 조금만 울게.



앞으로도 잘 부탁해. 사랑해 우리 강아지.

덧글

  • 2011/04/04 22:0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TORY 2011/04/05 13:44 #

    아직 확실하진 않구요, 눈에 보니까 하얀게 보이네요. 주말에 병원 데려가 보려구요.
    백내장은 수술해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좀 일찍 증상이 보여서 속상해요..
  • 비원 2011/05/09 23:02 # 답글

    여덟살 똘똘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았음 좋겠어요 ^^
    키우다 보면 정말 소소한 행복이랑 사랑이랑 많이 알게 되는 거 같아요

    이 아이들이 너무... 고마워요
  • TORY 2011/05/10 10:26 #

    정말 말로 다 못하죠
    제발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어요 ㅠㅠㅠㅠㅠ
    우리 똘똘이도, 비원님네 망고랑 호두도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같이 살꺼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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